인산철 시동 배터리를 사용하다가 첫 방전 이후, '용량이 너무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코로나 덕분에 회사가 휴업을 하는 기간이라서 차량을 매일 운행하지는 않았지만, 인산철 시동 배터리의 용량이 70AH나 되기 때문에, 별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출근으로 인한 정기적인 주행은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이틀에 한 번 정도는 주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는 조금만 주행해도 못해도 2일은 넘게 블랙박스를 가동할 정도의 충전은 되었으니까, 방심하고 있었죠
그 날도 마트를 다녀오고, 몇 시간 만에 전압이 12.3V로 떨어지더니(블랙박스 영상 하단의 전압 수치로 판단) 블랙박스가 종료되었고, 하루 반나절만에 인산철 시동 배터리의 차단 전압인 10.5V에 도달해버렸습니다
마트 왕복이 짧은 거리라서 백번 양보해서 충전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겠으나, 블랙박스가 저전압 차단로 종료가 된 상태에서 하루 반나절만에 10.5V로 감소한다??? 블랙박스가 꺼졌음에도 배선이 연결이 된 상태라서 암전류가 지속적으로 흘러서 방전이 되었다고 생각은 하였으나... 다른 한 편으로는 '블랙박스의 배선을 탈거하지 않고 IBS 초기화 할 정도로 암전류가 흐르는 수준도 아닌데, 어째서????'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IBS 초기화는 차량의 암전류가 극히 미미한 상태에서만 가능하거든요)
그래도 인산철 배터리의 용량 특성상, 12.5V 이하로는 보유한 용량이 매우 적기 때문에 '미미한 암전류라도 방전에 영향을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으나 '그래도 70AH 인데, 용량의 10% 가량이 그렇게나 빨리 떨어진다?'라며 배터리를 의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BM2(Battery Monitor 2)를 구입하여 모니터링도 하였고요
블루핸즈에 방문해서 암전류도 측정해봤습니다
블랙박스 배선에 문제가 있어서 암전류가 많은게 아닌가 싶어서, 듀얼퓨즈로 배선 정리도 해줬고요
아예 블랙박스도 교체해봤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세차장에서 두 번째 방전이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슬슬 배터리를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산철 뽕에 취해있던 저는 결국에는 원인을 다른 곳에서 추측하였습니다. 실내등 전구에서 암전류가 흐르나? 싶어서 실내등도 모조리 벌브에서 LED로 교체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BM2로 모니터링을 한 결과!
사용 중인 인산철 시동 배터리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블랙박스가 주차모드시 전력소모량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가정하는 최악의 암전류 상황으로 계산해봐도 20AH도 안되는 용량이 측정되는 것이였습니다. 실제로는 전력 소모량이 줄어들기에 배터리의 용량은 10AH 초반이나 나오는 상황이었죠. 배터리 방전기가 없기에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얼추 맞을 겁니다
배터리의 이상이라고 확신하고 문의를 해보니, 배터리 셀의 문제라서 교체를 하게되는 경우 최대 20만원 정도는 비용이 나올 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전화통화로 문의한 것이라 어떠한 부분이 고장난지 모르는 상태라서, 비용은 적거나 더 발생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3년이라고 붙어있는 워런티(보증)는 무상 보증은 아니었던겁니다. 이제 2년을 넘긴 배터리인데, 추가로 돈을 들여야한다는 생각에 정이 뚝 떨어져서 수리를 받을까 고민을 했지만, 폐기처분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납산 배터리로 교체함과 동시에 블랙박스 보조 배터리까지 추가로 장착해버렸습니다
나머지는 인산철 배터리의 처분이였는데요. 용량이 1/4 정도로 줄긴하였으나, 그래도 사용은 가능했기에 가지고 있다가 납산 배터리가 방전되면 시동용으로 가지고 있을까 생각을 해봤습니다(현 시점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은 시동시 보조배터리가 아니라 고전압 배터리에서 전류를 끌어다 쓰기에 가능합니다, 보조 배터리의 시동시 역할은 시동 버튼만 켜지도록 하는 역할입니다. 그래서 배터리의 CCA 수치가 높건 낮건 사실상 필요가 없죠)
그러나 보조배터리를 장착하고, 전압을 꾸준히 살펴보니 전압 퍼센티지가 항상 9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을 보면서 점프 용도의 인산철 배터리는 필요가 없음을 느꼈습니다
배터리팩은 일반적인 분리수거가 안되다는 소리에(벌금이 나온다고 하네요) 폐기물 처리업체에 맡겨서 처리를 하려다가 배터리 셀을 구입하여 시동 배터리나 파워뱅크 등으로 DIY하는 동호회에 "살려서 사용할 분이 계신지" 문의 글을 올렸더니, 짧은 시간내에 댓글로도 채팅으로도 쪽지로도 요청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 중에서 직접 오신다는(마침 제가 사는 지역에 방문할 일이 있었답니다) 분께 드리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정해진 일이라서 쉬는 시간에 회사 주차장에 내려가서 그늘진 곳에 꺼내둔 것을 가져가는 식으로 드리게 되었네요
제 마음은 인산철에서 떠났기에 미련은 없었지만, 원인이 무엇인지 너무 궁금해서 가져가는 분께 "고장의 원인, 살려진 여부"를 알려달라는 의견을 전달하였습니다
배터리를 가져가신 분이 배터리 쪽에 전문가는 아니라고 하셨지만, 최대한 이야기(어느정도 추측도 있긴 하였으나, 궁금증 해결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를 해주셨습니다
서로 주고받은 내용을 공개적으로 올릴 수는 없으니, 어느정도 요약을 해보겠습니다
1. 배터리 셀 밸런서(셀의 전압을 일정하게 맞춰주는 역할)는 '패시브 밸런서'가 장착이 되어있는데, 해당 기판이 손상되서 작동을 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서 셀 하나만 혹사 당하여 문제가 발생(한 개의 배터리 셀이 사망직전 또는 사망)
2. 배터리를 살릴 수는 있으나, 이미 손상된 셀은 결국에는 다시 전압이 틀어진다(주기적으로 맞춰준다는 가정하에는 정상적으로 사용가능)
3. 위와 같은 이유로 4개의 셀이 동시에 힘을 내지 못하고, 셀 하나에서만 용량을 긁어쓰는 형태였기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
이미지를 보면 유독 셀 하나만 내부저항이 증가했습니다. 전압이 달라서 내부 저항이 다른게 아닌가 생각했으나,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밸런스를 맞추었으나 유독 하나만 안맞는다고 하시네요
그리고 제가 용량이 감소한 것을 느끼고 블랙박스 주차모드의 시간을 측정한 결과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40시간 가까이 촬영이 되고 12.3V까지 감소했었는데요. 이것이 배터리셀 하나로만 구동한 것이였다면(물론 전압이 일정 수준으로 나왔어야 했기에 나머지 셀들이 아예 작동을 안한 것은 아닌거 같습니다) 해당 시간에 4를 곱해서 4셀이 제대로 작동했다고 가정한다면, 이론적으로 인산철 배터리 70AH로 블랙박스를 구동하는 시간이 나옵니다(배터리 고장 이전에는 실제로 저렇게 시간이 나오기도 했고요)
위와 같은 결과에 인산철 배터리에 대하여 평소에 자주 대화(라고 읽고 일방적의 저의 질문...)를 나누고 있는 '정말로(http://blog.naver.com/mr2park)'님과 대화(비밀 댓글이라 보이지는 않습니다)도 나누어 보았는데요. 배터리를 가져가셨던 분과 전체적으로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마찬가지로 '패시브 밸런서'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시동 배터리에는 '패시브 밸런서'가 아니라 '액티브 밸런서(이퀄라이저)'를 사용하는게 맞다고 합니다(도시락 싸들고 다니시면서 사용하는 것을 말리신다고...)
여하튼 고장난 배터리의 부검!? 결과로, 저의 궁금증이 많이 해소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속 편하게 다리 뻗고 잘 수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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